물꽃처럼 피어난 수채화, 그리움으로 영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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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꽃처럼 피어나는 수채화가 화폭을 가득 채우면, 공기를 타고 아련한 그리움으로 흐른다. 관객의 시선 속에서 피어나는 수채화의 향연에, 김해 시민은 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시간을 즐겼다.
남명갤러리에서는 지난 5일부터 23일까지 '2023 김해수채화협회 초대전'을 열었다. 전시는 권기회, 김봉성, 김선화, 김운균, 김정자, 김종, 박귀애, 박호, 윤현아, 윤현애, 이수진, 이시윤, 이인호, 이주진, 이진영, 정경혜, 정인성 등 작가가 참여해 28점을 전시했다.
행사는 갤러리를 찾는 지역민의 호응 속에 좋은 평가를 받으며 마무리됐다. 서울에서 열린 제2회 아트코리아미술대전에서 '모정'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던 이진영 작가의 작품 '환생'은,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붓 터치와 강렬한 물맛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생명을 머금은 식물을 통해, 삶과 죽음에 관한 따뜻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정인성 작가의 '비와 그리움'은 관객의 발길을 가장 많이 사로잡은 작품 중 하나다. 아련하게 쏟아지는 빗속에 한 여인이 우산을 들고 시골집을 바라보는 뒷모습이 인상적이다. 인물과 자연물의 배치를 원근법으로 거리감과 공간감을 획득하고, 하늘과 비라는 원초적 자연물로 여백의 미를 살린 수작이다. 여인은 어머니의 상징이기도 하고, 관객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친구와 뛰놀던 시골집을 바라보며 그리움에 잠기는 성숙한 여인의 뒷모습을 담은 이 작품은, 한국인의 정서를 우아하게 담아내 관람객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선화 작가의 'Lucky'는 크고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는 작은 새를 찰나적 감성으로 담은 작품이다. 이슬을 머금은 화려한 꽃이 강렬한 색상으로 전체 캔버스를 반 이상 메우며, 구도적 시원함을 선사한다. 볼록한 배가 통통한 새의 시선이 재미있는 그림이다.
박호 작가의 'The Blue'는 강가의 배를 그리고 있다. 홀로 덩그러니 매어져 있는 한 척의 배와 짙은 블루 빛 하늘, 검푸른 나무, 푸르스름한 강물이 하얀 물안개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의 작품은 블루 속 온전히 다른 색을 품은 존재를 중앙에 배치함으로써, 내면의 홀로서기를 떠오르게 한다. 어느 곳에 가서든 그 색으로 물들기를 강요당하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온전히 나의 쓰임새를 찾고 인정하고 살아간다는 것의 가치를 말한다.
남명갤러리의 이번 행사는 수채화 본연의 따스함과 아련함, 화려함 등이 잘 살아나는 작품을 전시해 지역민의 발길을 끌었다.
박인영(김해 장유3동·55) 씨는 "수채화 작품을 한자리에서 전시해 즐겁게 감상했다. 특히 정인성 작가의 '비와 그리움'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작품을 자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 경남매일(http://www.gn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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