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과 공간 1] 이병열 회장과 남명엔스퀘어 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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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안을 둘러보니 입주업체 사무실 안내판이 여름 하늘색(스카이블루)으로 돼 있었다. 밝고 편안한 색이었다. 그러고 보니 지하주차장 역시 스카이블루 톤이었다. 이병열 회장이 ’어머니‘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이 색을 선호한다고 한다.
점심시간이 지난 터라 일단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갔다. 천장이 매우 높았고, 남동쪽으로 조망이 확 트여있었으며, 책과 책장을 디자인한 벽지가 문화적 품격을 더하고 있었다.
입소문이 났는지 월요일이었는데도 자리가 거의 다 차 있었다.
세 사람이 먹을 수 있는 10만 원짜리 코스 메뉴를 시켰는데, 이베리코 돼지고기 스테이크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쉐프들이 초특급호텔 출신이라고 하는데, 아닌 게 아니라 음식의 질과 소스의 맛이 기가 막혔다. 주방을 완전히 오픈시켜 둔 데서도 위생과 시설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김해는 물론 부산 같은 인근 대도시에서도 이런 품격의 레스토랑을 접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식사를 마친 뒤 레스토랑 옆 남명갤러리(280㎡)로 갔다. (사)김해시미술협회의 전시회에 이어 경상남도미술협회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병열 회장은 ”경남미술협회 작가 40여 명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내가 대단한 평론가 수준은 아니지만 그림을 좀 볼 줄 아는 입장에서 봤을 때 전국 규모 전시회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전혀 없는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면서 ”이런 작품들을 보내주신 회원분들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작품 한 점 한 점의 특징을 설명해 주기도 했다. 사실 이 회장은 스스로를 낮추었지만 박물관과 전시장을 건립해 봤을 정도로 미술에 조예가 깊은 인물이었다.
이영미 작가(김해미술협회 전 사무국장)는 ”경남미술협회 관계자들이 남명갤러리를 둘러본 뒤 창원시의 어느 공간보다도 나은 것 같다고 하더라“면서 ”남명산업개발이 전시장과 공연장을 전문적으로 시공해 온 업력이 있는 곳이라 그런지 전체적으로 무척 세련돼 있고 고급스러웠다“고 평했다.
남명아트홀(연면적 300㎡)은 갤러리 맞은편에 있었다. 문을 여니 145석 규모의 단아하고 단단한 분위기의 공연 공간이 나타났다. 음악, 연극, 영화, 세미나 등으로 쓰임새가 다양할 것 같았다. 이 회장은 무료대관을 원칙으로 한다고 했다.
공연장 관계자는 “전국의 주요 공연장을 다 둘러본 뒤 세계적인 수준을 염두에 두고 조성한 최고급 공간”이라면서 “음향과 조명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무대 정면의 대형 스크린은 LED를 촘촘히 박아넣어 해상도가 탁월하다“고 자랑했다.
좌석 맨 앞줄에 자리를 잡았더니 대형 스크린에서 ’나훈아 테스형 뮤직비디오‘가 상영됐다. 대형극장에서 한 편의 웅장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무대 뒤에는 대기실, 분장실, 샤워실, 화장실 등이 있었다. 주요 공간마다 대형 모니터가 설치돼 있어서 무대 위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었다. 공연장 관계자는 ”분장실과 대기실, 화장실 시설이 이 정도로 고급스러운 곳은 한 곳도 없다“고 강조했다.
여담이지만, 나는 부산에서 부산시민회관 대강당 대관을 해봤고, 김해에서도 각종 세미나를 위해 공간을 빌려본 적이 있다. 단언컨대, 엇비슷하게나마 남명아트홀에 비길만한 공간은 단 한 군 데도 없었다.
공연장에서 나와 옥상으로 올라갔다. 더라우가든(일명 하늘정원)이란 이름의 야외 정원이었다. 이 회장의 야심작이라고 했다.
사방을 둘러보니 굴암산과 불모산, 그 옆으로 용제봉이 병풍처럼 이어졌다. 시선을 내리니 모산공원이 손에 잡힐 듯했다. 조만강이 저만치서 소박하게 흐르고 있었고, 율하천이 화목벌로 이어져 갔다. 문외한의 눈으로 보아도 명당자리였다.
더라우가든은 조경이 압권이었다. 자그마한 인공폭포와 애기감나무 주목 자귀나무 뿔남천 자산홍 회양목 영산홍 같은 각양각색의 귀한 나무와 꽃들이 즐비했다. 김경민 조각가의 작품 ’첫만남‘은 색감이 밝고 경쾌한데다 주인공 남녀의 표정과 몸매가 익살스러워서 재미와 운치를 한껏 더했다.
이 정원은 남명산업개발이 조경 분야에서도 탁월한 실력을 보유한 회사란 사실을 새삼 각인시켜 주었다.
더욱 인상적이었던 건 은하수를 연상시키는 바닥조명이었다. 밤이 되면 여기에 불이 들어와 밤하늘을 옮겨 놓은 듯하다는 말을 들으니 밤에 일부러 다시 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회장은 이 정원을 ’힐링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더라우가든에서는 자그마한 예식도 진행할 수 있다. 원하면 이 공간을 예식 공간으로 제공할 것“이라면서 ”시민 누구나 언제든 이 공간을 찾아와 행복한 기분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다음, 8층 본사 사무실로 향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사무실 입구 현관문이 나왔다. 홍체 인식 보안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었다. 처음 보는 시스템이라 신기했다. 이밖에도 이 빌딩은 최신식 최고급 시스템이 다양하게 구비돼 있었다.
사무실 공간들은 실용적으로 구획돼 있으면서도 넉넉했고 깔끔했다. 내방객을 위한 산뜻한 미팅룸이 3개 나란히 있었고, 직원들의 휴게공간은 화사했다. 25년 직장생활을 해 본 나는 ”직원들은 참 복 받은 사람들이다“ 하는 생각을 했다.
사무실 분위기 중 벽면과 바닥 할 것 없이 수준 높은 예술 작품들이 즐비하다는 것도 특별히 인상적이었다. 마치 전시공간에 온 듯한 느낌이 들어서 직원들이 은연중 미적 감각을 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7층 이 회장의 접견실에 들렀다. 말이 접견실이지 누구나 편안하게 차담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었다. 이 공간 역시 예술작품의 경연장 같았다. 서예, 서양화, 동양화, 조각, 북 등 수준 높은 작품들이 저마다 혹은 서로 어우러져서 고급스런 문화의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이 회장은 녹차를 권하면서 자신의 건축관과 예술관을 집약해 한 마디로 이렇게 말했다.
”건축은 예술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남명엔스퀘어를 둘러보는 시간 내내 행복한 탄성이 튀어나왔다. 때로는 거대한 단일 예술작품 같기도 하고 때로는 모자이크화 같기도 한 그런 초현실적인 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앞에서 ”앞으로 남명엔스퀘어를 가봤느냐 안 가봤느냐로 시민들의 수준이 결정될 것“이란 농담이 떠돈다고 했는데, 농담이 아니라 사실이 그러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편 남명산업개발은 2020년 기준 도급순위 경남 14위, 전국 269위의 중견 기업이다.
30년 전 ㈜전원테크로 출발했으며, 현재 주택건설사업과 토목건축, 실내건축공사업(인테리어)을 영위하고 있다. 남명산업개발(장유 율하 남명엔스케어), 남명건설(진해구 웅동로 남명플라자), 남명아이씨씨(김해시 번화1로 남명플라자) 등의 사업체가 바로 그것이다.
이 회장은 평소 ”기업이 번 돈을 문화에 투자하면 많은 이의 삶의 질을 높일수 있다“고 말해 왔다. 기업 이윤을 문화 고양을 위해 환원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2005년부터 경남메세나 협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부회장을 맡고 있다.
기업 차원에서는 국가유공자의 집수리 일을 19년째 하고 있고, 2016년부터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지원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출처 : 뉴스아고라(http://www.newsagor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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